매일경제: 빅데이터 왈 "팔랑귀 당신, 주식투자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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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애널리스트의 EPS 예측치와 실제값 간의 차이를 하나의 `입자 크기`로 가정했다. 그 뒤 통계물리와 수리경제학 관점으로 입자의 크기가 변해가는 과정을 해석했다. 분석 과정은 이렇다. 만약 A라는 애널리스트가 2010년 1월에 B기업의 해당연도 EPS를 5%로 예측했는데, 실제 EPS가 2%를 기록했다면 3%의 차이가 난다. 이 3%를 주가로 나눈 값이 입자의 크기다. 김찬수 연구원은 "한 공간에 있는 입자들은 크기가 커지거나 줄어들면서 복잡성을 보인다"며 "30년간 애널리스트들의 예측과 실제 EPS값의 차이를 가지고 만든 입자 크기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각 애널리스트가 발표하는 `입자 크기`(EPS 예측치와 실제값의 차이)를 모두 분석해 그래프로 나타낸 뒤, 하위(결과치가 작은 그룹) 95%와 상위 5%로 다시 나눴다. 상위 5%는 입자 크기가 큰 애널리스트를 의미한다. 즉 배짱을 가지고 EPS를 상당히 크게 예측한 만큼 가장 많은 손해 역시 이 그룹에서 나온다. 이 그룹에 `로그`를 취해 그래프로 만들자 직선이 만들어졌다. 직선이 의미하는 것은 간단하다. 김 연구원은 "수학적으로 기울기가 같다는 것은 이 그룹에서 똑같은 일이 반복되는 복잡계·군집현상이 나타남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경제학적으로 해석하면 "목소리 큰 사람의 의견에 동조하는 현상"이 꼬리를 물고 나타나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상위 그룹일수록 쏠림현상이 심해졌는데 이 같은 현상은 정보에 대한 접근이 부족할 때, 애널리스트 간 상호작용이 부족할 때도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00년 미국이 `공정공시규정(Regulation FD)`을 발효한 뒤 쏠림현상은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공시규정이란 특정 투자자에게 애널리스트들의 EPS 예측치, 회사의 미공개 정보와 같은 자료를 알리지 않고 대중에게 공시해 배포될 수 있도록 하는 규제를 말한다. 2000년 이전에는 특정 정보를 아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주식투자가 이뤄지는 쏠림현상이 많았다면, 2000년 이후에는 많은 정보가 대중에게 공개되면서 이 같은 패턴이 줄어든 것이다.

또한 매년 말에 가까워질수록 애널리스트의 쏠림현상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널리스트들이 연말이 되면 주변 정보에 귀를 조금 더 기울이며 EPS를 현실에 맞게 조정하여 예측하기 때문이다. 연말일수록 극단적으로 EPS 예측치를 높게 잡았던 그룹은 조금씩 사라졌다. 김 연구원은 "목소리가 큰 한 개인의 말만 듣고 주식을 사고팔거나, 누가 EPS가 높은 특정 주식을 샀다고 해서 따라가는 일은 위험하다"며 "이를 30년간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구는 정보 공개 관련 규제나 유사 조치를 통해 애널리스트들의 군집현상을 어느 정도 조정 가능함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빅데이터를 이용해 행동이 명확히 드러나는 애널리스트를 분석한 연구다. 통계적인 방법을 이용해 현상을 이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데이터를 기반으로 원인을 규명하고 응용 가능성을 밝혔다는 데 의의가 크다. 향후 선거에서 나타나는 표의 쏠림현상 등을 정치학적이 아닌 공학적으로 분석하고 규명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Period2017 Jun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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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itle빅데이터 왈 "팔랑귀 당신, 주식투자 마세요"
    Country/TerritoryKorea, Republic of
    Date17/6/1
    Description연구진은 애널리스트의 EPS 예측치와 실제값 간의 차이를 하나의 `입자 크기`로 가정했다. 그 뒤 통계물리와 수리경제학 관점으로 입자의 크기가 변해가는 과정을 해석했다. 분석 과정은 이렇다. 만약 A라는 애널리스트가 2010년 1월에 B기업의 해당연도 EPS를 5%로 예측했는데, 실제 EPS가 2%를 기록했다면 3%의 차이가 난다. 이 3%를 주가로 나눈 값이 입자의 크기다. 김찬수 연구원은 "한 공간에 있는 입자들은 크기가 커지거나 줄어들면서 복잡성을 보인다"며 "30년간 애널리스트들의 예측과 실제 EPS값의 차이를 가지고 만든 입자 크기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각 애널리스트가 발표하는 `입자 크기`(EPS 예측치와 실제값의 차이)를 모두 분석해 그래프로 나타낸 뒤, 하위(결과치가 작은 그룹) 95%와 상위 5%로 다시 나눴다. 상위 5%는 입자 크기가 큰 애널리스트를 의미한다. 즉 배짱을 가지고 EPS를 상당히 크게 예측한 만큼 가장 많은 손해 역시 이 그룹에서 나온다. 이 그룹에 `로그`를 취해 그래프로 만들자 직선이 만들어졌다. 직선이 의미하는 것은 간단하다. 김 연구원은 "수학적으로 기울기가 같다는 것은 이 그룹에서 똑같은 일이 반복되는 복잡계·군집현상이 나타남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경제학적으로 해석하면 "목소리 큰 사람의 의견에 동조하는 현상"이 꼬리를 물고 나타나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상위 그룹일수록 쏠림현상이 심해졌는데 이 같은 현상은 정보에 대한 접근이 부족할 때, 애널리스트 간 상호작용이 부족할 때도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00년 미국이 `공정공시규정(Regulation FD)`을 발효한 뒤 쏠림현상은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공시규정이란 특정 투자자에게 애널리스트들의 EPS 예측치, 회사의 미공개 정보와 같은 자료를 알리지 않고 대중에게 공시해 배포될 수 있도록 하는 규제를 말한다. 2000년 이전에는 특정 정보를 아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주식투자가 이뤄지는 쏠림현상이 많았다면, 2000년 이후에는 많은 정보가 대중에게 공개되면서 이 같은 패턴이 줄어든 것이다.

    또한 매년 말에 가까워질수록 애널리스트의 쏠림현상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널리스트들이 연말이 되면 주변 정보에 귀를 조금 더 기울이며 EPS를 현실에 맞게 조정하여 예측하기 때문이다. 연말일수록 극단적으로 EPS 예측치를 높게 잡았던 그룹은 조금씩 사라졌다. 김 연구원은 "목소리가 큰 한 개인의 말만 듣고 주식을 사고팔거나, 누가 EPS가 높은 특정 주식을 샀다고 해서 따라가는 일은 위험하다"며 "이를 30년간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구는 정보 공개 관련 규제나 유사 조치를 통해 애널리스트들의 군집현상을 어느 정도 조정 가능함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빅데이터를 이용해 행동이 명확히 드러나는 애널리스트를 분석한 연구다. 통계적인 방법을 이용해 현상을 이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원인을 규명하고 응용 가능성을 밝혔다는 데 의의가 크다. 향후 선거에서 나타나는 표의 쏠림현상 등을 정치학적이 아닌 공학적으로 분석하고 규명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URLhttps://www.mk.co.kr/news/it/view/2017/05/365211/#reple
    PersonsKwangwon Ahn